본문 바로가기

방광 내시경 검사 직접 받아본 후기

건강 더하기 2024. 6. 23.

2023년부터 방광 내시경 검사는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방광암에 걸린 지 오늘로 벌써 1년이 지났다. 다행히도 수술도 성공적이었고, 재발도 아직까지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튼 추적 관찰은 2개월 에서 3개월에 한 번씩, 지금은 6개월에 한 번 방광 내시경 검사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 방광내시경 약 8번 정도 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써보겠다.

 

방광 내시경 검사

예전에 방광내시경은 금속으로 만들어진 경성내시경이라고 한다. 일자로 생겨서 요도를 지나 방광까지 가는 과정이 고통스럽다고 한다. 난 다행히도 부드러운 소재, 연성내시경으로 모든 검사를 받았다. 

내 병명은 방광목 약 2cm 혹. 의사 선생님 말씀이 만약 경성 내시경이었다면 확인하기 어려웠을 거라 말했다. 그럴 만도 한 게 경성내시경은 그냥 1자로 만들어진 금속이라 카메라 부분이 연성내시경처럼 꺾이지 않는다. 

혹시, 방광 내시경 검사를 받게 된다면, 꼭 연성내시경 검사로 받기를 추천한다. 느껴보지 않았지만, 경성내시경은 고통이 꽤 크다고 한다. 그렇다고 연성내시경이 편하다는 뜻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불편했으니까 말이다. 생각해 보면 연성내시경이 이 정도인데, 예전엔 경성내시경을 어떻게 했나 싶다.

내시경을 자주 봐서 그런지 대략 5mm 정도 굵기로 보였다. 지난번 수술 때 소변줄을 차고 있었는데 꼭 그 정도 사이즈였다. 아참! 난 40대 중반 남성이다. 솔직히 방광내시경 검사를 자주 해 봤지만, 여성 방광 내시경 검사는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른다. 

아래 사진은 작년 충대병원에서 수술받은 내역서다. 이후부터 방광 내시경 검사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실제 방광암 수술받은 내역
실제 방광암 수술받은 내역

방광 내시경 전 준비 할 사항은?

결론부터 말한다면 특별히 준비할 건 없다. 그냥 편하게 비뇨기과에 들리면 된다. 물을 마셔도 되고, 화장실에 들러 소변을 봐도 된다. 나도 처음엔 방광에 소변이 차있으면 내시경 도중 나오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지금은 편하게 내시경 차례를 기다린다.

어차피 내시경이 방광에 진입하면, 방광벽을 더 자세히 보기 위해 식염수를 넣는다. 그러면 소변이 마려울 때 느낌이 계속 나는데 그때 나올 거 다 나오니 걱정하지 말고, 긴장되면 편하게 소변보고 오자.

간호사가 방광 내시경 전 먹는 약이 있는지 물어보는데, 그것만 잘 대답해 주면 된다. 의사 말로는 아스피린약을 복용했어도 가능한 내시경이라며, 날 안심시켰다. 

방광 내시경 당일이 되면 주사실에 가서 진정제와 항생제를 엉덩이에 맞고 온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몸에 힘이 빠지고 나른해지는 느낌이 드는데 그때가 되면 내시경실에 들어간다. 내시경으로 요도가 상처 입기 때문에 항생제를 맞는 거라고 간호사가 설명해 줬다.

어떤 날엔 주사를 맞고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내시경 검사를 받을 때도 있었다. 난 대전 충대병원에서 수술했기 때문에 주로 대학병원에서 방광내시경을 한다. 사람이 많아 보통 1시간 이상을 기다리는데, 약기운 퍼지는 시간도 충분하고, 차라리 이렇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방광 내시경 과정

일단 내시경 실에 들어가면 구멍 난 바지로 갈아입는다. 솔직히 이때부터 수치심이 밀려온다. 물론 처음에 그랬고 지금은 당연히 받아들이고 내시경을 받는다.

내시경을 받기 위에 의자에 눕는데, 다리를 벌리고 눕도록 되어있는 구조다. 2차 수치심이 밀려옴과 동시에 음경을 고무밴드로 똑바로 세우고 마취총으로 마취제를 요도 속으로 쏘아 넣는다. '약간 불편해요' 간호사가 말하지만, 고통스럽다.

마취가 될 때까지 그렇게 수치심 속에 기다림이 계속된다. 이것도 몇 번 해보면 제법 이야기도 나누게 된다. 10분 정도? 몇 분 정도 지나면 담당 의사가 오고 내시경이 시작된다. 

의자가 뒤로 재껴져 있고, 앞은 볼 수 없도록 되어있어 뭘 하는지 자세히 안 보인다. 그저 모니터가 보일 뿐. 내시경이 들어갈 땐 꽤 아프다. 연성내시경이 이 정도인데, 경성내시경을 얼마나 아플까 생각 든다. 

다행인 게 몇 초면 방광까지 내시경이 들어간다. 방광에 식염수가 들어가고 이때부턴 소변 마려운 느낌이 끝날 때까지 지속된다. 처음엔 그저 그런데 5분, 10분 지나면 통증이 누적돼서 그런지 눈을 질 감을 정도로 고통스럽다.

방광 내시경 검사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처럼 자세히 확인한다면 약 15~20분 정도 걸린다. 대학병원이라서 그런가? 실상 내시경 검사는 한 5분 정도 내외로 짧다. 아프니까 그런 것도 속으로 초를 세어보게 되더라.

검사 결과는 보통 교수님이 알려주시는데, 급하다면 내시경 검사를 하는 선생님께 물어봐도 된다. 그럼 간단하게 '깨끗하네요' 이렇게 이야기해 주고 '정확한 건 교수님이 알려주실 겁니다.'라고 대답한다.

 

남자 간호사가 진행하는 병원은 없었나?

산부인과에 여성 의사가 있듯 비뇨기과에도 남성 간호사가 방광내시경 검사를 돕는 병원이 있다. 처음 방광 내시경 검사를 받을 땐 대학병원이 아닌 곳에서 진행했다. 그곳은 남성, 여성을 구분해 간호사가 검사를 도왔다.

하지만 대학병원 간호사는 대부분이 여성이었다. 특히 대학병원은 각자 할 일이 더욱 세분화되어서인지 방광내시경 검사 전 최소 3~4명 정도가 번갈아 가며 준비과정을 마쳤다.

 

방광 내시경 검사 후 주의 사항은?

방광 내시경 검사를 받은 다음 주의 사항은 없다. 물 자주 먹고 항생제 약 잘 먹는 게 전부다. 다만 마취가 풀리면 내시경을 받은 요도가 부위가 많이 아프다. 타는듯한 고통이 오고, 어쩔 땐 소변이 계속 마렵다. 더 끔찍한 건, 소변을 볼 때다. 내시경으로 요도에 스크레치가 나서 그런지 소변볼대 타들어가는 듯한 고통이 밀려온다.

물 자주 마시라고 했는데, 무서워서 못 먹을 지경이다. 그래도 열심히 물먹고 고통을 참아가며 소변을 본다. 처음 내시경 검사를 받았을 때 아무것도 모르고 회사에 갔는데, 지금 생각하면 참 바보 같은 행동이었다.

진정제 효과가 생각보다 오래가는데 오후가 되면 더 몸이 나른해진다. 일도 잘 안되고, 특히 소변볼 때 너무 아파 집에 가고 싶어 진다. 소변도 이리저리 튀고, 남에게는 말도 못 하겠고, 그땐 정말 조퇴하고 싶었다.

소변이 튀는 이유는 굵은 내시경이 요도를 비정상적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진짜 제어가 최소 하루는 안된다. 여러 번 방광 내시경을 하다 보니 나름 이런 고통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는 방법을 터득했는데 지극히 개인적인 팁으로 참고만 하시길 바란다.

대단한 방법은 아니고 소변을 서서 누지 말고 변기에 앉아서 싸는 거다. 난 이 방법으로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었다. 또 소변이 이리저리 튀는 일도 확 줄어드니 방광 내시경 검사를 받았다면 꼭 해보길 바란다.

 

마치며

필자는 방광암으로 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이 글을 보러 오신 분들은 분명 어떤 병명, 혹은 내시경 검사에 대한 궁금증으로 들어왔을 것이다. 충분히 만족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궁금증이라도 해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말인데, 혹시 이것 말고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비밀 댓글로 글을 남기 시길 바란다. 그럼 소신껏 답변해 드리겠다. 아무쪼록 방광 내시경 검사 잘 받으시길 바라고, 반드시 낮은 병명이 나오길 기원하며 이만 마치도록 하겠다.

댓글